트위치 한국 철수, 블리자드 중국 사업 철수와 비교

트위치가 한국에서 사업을 종료하고 철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와우를 플레이하는 유저로서 이번 이슈의 내용과 시사하는 바를 의견으로 정리했습니다.

 2023년 12월 7일 트위치의 한국 철수 소식이 있었습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19주년 이벤트가 끝난 오늘 시사하는 바가 있어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해봤습니다.

트위치 코리아 철수

 아프리카TV 주식이 아침부터 만원 넘게 급등한 걸 확인하고 트위치 코리아가 한국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는 걸 알게 됐어요.

 2024년 2월 27일을 끝으로 대한민국 트위치 서비스를 모두 종료한다는 내용입니다. CEO(댄 클랜시)가 직접 트위치 라이브로 관련 내용들을 브리핑하면서, 망 사용료 비용 부담과 같이 구체적인 철수 요인을 지목해서 설명하더군요.

 비중있는 트위치 스트리머들도 서비스 종료 소식은 갑작스러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침에 방송 켜서 알게 됐다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이미 다음과 같은 일련의 과정들이 있었으니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지 않았을까 짐작은 됩니다.

  • 최대 화질을 해상도 720p로 하향 조정(2022년 10월)
  • VOD 콘텐츠 시청 중단(2022년 12월)
  • VOD 생성 기능 삭제(2023년 2월)

 물론 이런 조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더래도 막상 기정사실화되고 나서 어느 정도의 충격은 어쩔 수 없을 것 같아요.

 저도 의외였어요. 바로 지난달에 와우에서 트위치 드롭스 연동 이벤트를 했거든요. 그래도 트위치 그럭저럭 꾸려 나가나 보네 했었죠. 그런데 결국 철수 수순을 밟고 마네요.

플랫폼 철수의 의미

 저도 블로그를 하고 있고, 2023년 카카오 티스토리가 애드센스를 자체 광고라는 이름으로 사용하는 걸 보면서 플랫폼에 대한 생각이 참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트위치 한국 철수를 바라보는 시선이 좀 끈끈하네요. 강 건너 불 구경하듯 데면데면하지가 않아요.

 플랫폼 철수에 대한 대표적인 이유인 망 사용료에 대해서는 여러 말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근데 이건 상당히 이해관계가 복잡한 사안이고 기업끼리 내밀한 계약 관계가 얽힌 일이라 제 3자가 진위를 알 수 있는 성질은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사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트위치의 한국 철수가 대한민국이 IT 사업하기 좋은 환경이 아니라는 인상을 세계적으로 남겼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입니다.

 왜냐면 '트위치'의 모기업인 '아마존'의 파급력을 생각해 볼 수 있고, 게다가 비용을 줄이려고 이런저런 노력을 했는데 '한국은 타국에 비해서 10 배나 높은 비용이 든다'라면서 철수를 했으니까요. 다시 말해 글로벌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건데, 에둘러 말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어요.

 기업이 장사를 접었다면 확실히 이문이 없어서겠죠. 하지만 당장 힘들더래도 앞으로 비전이 있다면 꾹 참고 버티는 것도 기업이라 생각합니다.

 이문도 없고, 비전도 없다는 싸인(sign)이 '트위치 한국 철수'라는 문구에 새겨진 건 아닐까 우려할 수 밖에 없네요.

블리자드 중국 철수는 어떨까

 2023년 1월 블리자드도 중국에서 철수를 했습니다. 넷이즈와 계약이 만료됐고 재계약이 성사되지 않아서라고 하는데 분명한 이유가 알려져 있지는 않습니다.

 물론 블자와 트위치는 성격이 다른 서비스긴 하죠. 그러나 유사한 카테고리에 속한 사업군이 서비스를 종료했다는 측면에서 비교해 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중국에서 '블리자드 코리아'나 '트위치 코리아' 처럼 모기업이 현지에 자회사를 설립해서 운영하는 방식이 아니고 '넷이즈'라는 중국 현지 법인과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게임 서비스를 제공해 왔습니다.

 중국에서 15년간을 그렇게 운영 했다고 하니 그리 짧은 것도 아니죠. 저는 와우가 사라진다는 생각은 할 수가 없는데 실제로 사라질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블리자드는 중국에서 철수를 했고, '중국의 강한 게임 규제가 사업 종료에 일조하지 않았을까' 식의 추측들은 '트위치 한국 철수'와 마찬가지로 사업 환경이 터프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어요. 자의로든 타의로든 블리자드는 철수했지만 언제든 중국에서 다시 사업할 수 있는 대안을 찾고 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 여운을 지금은 떠나지만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이고, 비전도 있어서 미련이 남네 소리처럼 들립니다.

 트위치는 남은 스트리머의 안위를 위해서 새 보금자리로 옮겨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유튜브'와 '아프리카TV'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죠.

 짐작건대 다시 돌아올 마음이 있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그냥 GG를 쳤습니다.

우리 와우는 19주년 행사 중

월드-오브-워크래프트-19주년-기념-편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19주년 편지

 한국의 와우에선 올해도 기념 이벤트가 있었죠. 이번 행사에서는 '19주년'이 된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자축했습니다.

  • 2023년 11월 16일 10시 ~ 2023년 12월 07일 10시

 이 기간 시간의 동굴로 가라는 초대장을 받고 필드 보스를 뚜드려 패면서 강한 대자뷰를 맛봤습니다. 매해 같은 형식이거든요. 복귀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이거 참 그리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참여 못했던 기념 행사들이 아쉽다는 생각도 했고요.

 복귀를해도 계정 시간을 한 달 씩만 결제 해서 언제든 아제로스를 떠날 수 있게 미리 준비하며 플레이 했던거 같아요. 이제는 그러지 않으려고 마음 먹었습니다.

 뭐 트위치가 철수해서 그렇다기보다는 이번 복귀는 다른 때와 조금 다르거든요. 이렇게 블로그에 관련 글을 쓰고 있는 것부터가 그렇죠.

 클래식 우려먹기니 뭐니 말은 많아도 여전히 아제로스를 방문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변수는 알 수 없는 것이죠. 부디 와우는 지치지 않고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마침

 개인적으로는 부화뇌동의 대가로 '주식 물렸어'의 참 뜻을 알게 해준 아프리카TV 주식을 어떻게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네요. 역시 세상은 나비의 날개짓의 복사복사복사 아닌가 싶습니다. 끝. by 와우온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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